【사랑 의 국악세상】
고향의 봄
/ 묵향
아이야, 엊그제의 단비로
울 밑에 돋나물과 머위대가 탐스러워 졌다
잔등 넘어 언덕바지에
무성히 자란 두릅나무도
하마 새순 많이 돋았겠구나
큰 오빠 앞베미 물코에서 잡아온
살찐 송사리 다래기에
반만큼이나 차 있으니
살고지 마을 당숙님 오시거든
술안주 만들자꾸나
오늘 술안주 찬거리야
이만 하면 넉넉하겠고
어머님 밝아진 얼굴에
아버진 어느새
삽살개 앞세워 뒷전 방으로
빈 술병 들고 총총걸음 나서시고
언니는 헌 바구니 옆에 끼고
뒷잔등 너머 두릅순 따러
하얀 길 가쁜 걸음으로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