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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철 “임대 제의 때 1분도 고민하지 않았다”

고동소라 2012. 4. 3. 22:23

구자철 “임대 제의 때 1분도 고민하지 않았다”




팀만 옮겼을 뿐인데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된 느낌이다. 플레이에 여유가 생겼고 슈팅에도 힘이 실렸다. 1년 동안 터지지 않은 골이 팀을 옮기자 세번이나 터졌다. 볼프스부르크에서 아우크스부르크로 임대된 뒤 반전 스토리를 써나가고 있는 구자철(23) 이야기다.

"구단과 감독이 나에게 보내주는 신뢰, 하위 팀에서조차 무너지면 안 된다는 절박감이 지금 나를 만들었다."

3일 국제전화로 인터뷰한 구자철의 목소리는 밝았다. 지난 1월, 아우크스부르크의 임대제의에 구자철(23)은 곧바로 'OK' 사인을 했다. 그는 "단 1분도 고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첫 해외생활을 하다보니 볼프스부르크에서는 많은 게 서툴렀다. 심리적인 압박감과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서 몸은 경직됐고 힘만 자꾸 들어갔다.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자신감까지 잃어갔다."

유니폼을 갈아입자 거짓말처럼 반전이 일어났다. 1년 동안 22경기를 뛰면서도 나오지 않은 골이 3골(9경기)이나 터졌다. 덕분에 팀도 최근 6경기 연속 무패(3승3무)를 기록했고, 시즌 중반만 해도 멀어져 보였던 1부리그 잔류의 꿈도 현실이 되고 있다. 구단과 팬, 동료는 구자철을 에이스로 인정했고 감독도 공격형 미드필더 구자철 중심으로 팀을 개편했다.

무한신뢰 속에 꾸준히 선발로 나서면서 구자철은 살아났고 '어린왕자' 같은 미소도 되찾았다. 지금은 큰 꿈을 다시 꿀 수 있는 여유도 생겼고 국가대표팀에서도 좀 더 잘해야한다는 책임감도 더해졌다.

구자철은 "시즌 후 국가대표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그래서 잘 나가는 요즘에도 평정심을 유지하며 차분하게 준비하는 마음으로 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5월 시즌이 끝나면 6월에는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이 열리고 7월에는 런던올림픽이 이어진다.

구자철은 인터뷰 내내 "큰 꿈"이라는 문구를 계속 썼다. "빅리그, 빅클럽 주전으로 올라갈 수 있을 만큼 높이 높이 올라가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 화려하게 해외생활을 마친 뒤 K리그로 돌아올 때 많은 팬들과 언론의 조명을 받을 수 있는 영향력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단다. 구자철은 "사다리를 하나씩 차근차근 밟고 올라가는 심정으로 높고 큰 꿈을 향해 계속 다가가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