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진이었다… 런던 金으로 속죄하겠다"
복싱 국가대표 신종훈
복싱 49㎏급 세계 1위 신종훈(23· 서울시청 )은 2012 런던 올림픽에서 24년 만에 한국에 복싱 금메달을 안겨줄 기대주로 꼽힌다.
신종훈은 중학교 시절 이른바 '일진'이었다. 매일 아침 체육복 차림으로 경북 구미에 있던 학교로 가서 학생들 돈을 뺏었다. 폭력도 썼다. 방과 후엔 PC방이나 노래방에서 시간을 보냈고, 툭하면 가출을 했다. 그는 "그때는 내가 좋아하는 간식이나 장난감을 사주지 못하는 아버지가 미웠다"며 "분풀이 삼아 친구들을 괴롭혔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싸움 기술에 도움이 될까 싶어 찾아간 복싱 체육관은 신종훈의 삶을 바꿔놓았다. 목표 없이 방황하던 그가 복싱을 배우면서 올림픽에 나가 금메달을 따겠다는 삶의 목표를 찾았다.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운동에 전념하면서 남에게 맞는 일이 얼마나 싫은지도 깨달았다. 신종훈은 "복싱을 시작한 뒤 이전에 내가 괴롭혔던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진심으로 사과했다"며 "복싱이 아니었으면 내가 어떻게 됐을지 아찔하다"고 말했다.
[2012올림픽, 내가 간다] < 5 > 일진 출신 복싱 국가대표 신종훈
방 두칸짜리 집서 여섯식구 생활, 장난감 못사주는 아버지 원망도
올림픽 24년 노골드 한 풀어줄 한국 권투의 희망으로 자라
한국 아마추어 복싱 선수 가운데 유일한 세계 랭킹 1위인 신종훈은 "국제무대에 꾸준히 참가하다 보니 1위를 차지한 것일 뿐이며, 그것만으로는 아직 부족하다"고 했다. 그 말 속엔 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한국 복싱의 열망이 담겨 있다.
한때 올림픽 효자 종목이던 한국 복싱은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금메달 두 개(박시헌·김광선)를 따낸 뒤론 금메달과 인연이 없었다.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부터 2008 베이징올림픽까지 은메달 1개, 동메달 5개를 거두는 데 그쳤다. 신종훈은 "결과보다는 더 열심히 하자는 생각을 먼저 한다"면서도 "런던올림픽에서만큼은 금메달을 꼭 따서 끊어진 한국 복싱의 금맥을 잇고 싶다"고 했다.
◇운동에서 탈출구 찾아
신종훈은 어렸을 적 넉넉하지 못한 집에서 자랐다. 구미의 방 두칸짜리 집에서 부모님, 누나, 여동생 둘과 살았다. 아버지는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하는 트럭을 몰았다. "간식이나 장난감을 못 사주는 아버지가 미웠죠. 운동선수가 되면 잘살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초등학교 6학년 때 축구선수가 되려고 했지만, 체격이 너무 작아 포기했다. 중학교에 들어가 아무런 목표도 없이 방황하다가 복싱에 입문하면서 삶이 달라졌다. 체육관에서 만난 김진호 관장의 도움도 컸다. 신종훈의 재능을 알아본 김 관장은 제자가 경북체육중학교로 전학 가도록 부모를 설득했다. 물을 만난 신종훈은 본격적으로 복싱에 힘을 쏟았다. 경북체고 1학년 때 전국체전 동메달을 따더니 이후 출전한 모든 고교 경기에서 이겼다. 빠른 발을 앞세워 치고 빠지는 아웃복싱으로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1988 서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김광선과 스타일이 비슷하다.
신종훈은 2008년 서울시청에 입단했다. 아버지가 하는 일을 직접 따라가서 본 것도 그 무렵이었다. 그동안 아버지를 원망했던 그는 "철없이 투정부렸던 게 죄송스러워 눈물이 났다"고 했다. 실업 무대에서도 최강자 자리를 지킨 신종훈은 일인자에 어울리는 대우를 받으면서 형편이 나아졌다. 얼마 전엔 가족들을 위해 구미에 109㎡짜리 아파트도 장만했다. 그는 "더 큰 집을 사고 싶었는데 부모님이 말려서 참았다"고 웃었다.
◇24년 '노골드' 한 푼다
신종훈은 2009년 세계선수권 동메달을 따며 세계적인 강자로 떠올랐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선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는데, 8강에서 탈락했다. 경기장에서 숙소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한 시간을 울었다. "마음가짐이 흐트러져 있었던 것 같아요. 2009년 세계선수권에서 동메달을 딴 뒤 온 세상이 모두 내 것인 것처럼 들떴던 것 같아요. 요즘도 언론의 관심을 받을 때면 그때를 되돌아봅니다."
좌절하지는 않았다. 신종훈은 이승배 국가대표 감독과 강도 높은 훈련을 시작했다. 달리기 훈련을 할 때도 글러브를 끼었고, 한계에 다다를 때까지 악을 쓰며 샌드백을 쳤다. 마음이 흐트러지려고 하면 자신이 패했던 경기의 동영상을 반복해서 봤다. 그 덕분에 2011 아시아복싱선수권 금메달, 2011 세계복싱선수권 은메달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신종훈이 런던올림픽 금메달을 따려면 작년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맞붙었다가 패한 저우쉬밍(중국)을 이겨야 한다. 이승배 감독은 "스텝이나 펀치력은 신종훈이 밀리지 않는다. 흥분하지 않고 노련하게 경기를 운영하는 능력만 키운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라고 말했다.
신종훈은 중학교 시절 이른바 '일진'이었다. 매일 아침 체육복 차림으로 경북 구미에 있던 학교로 가서 학생들 돈을 뺏었다. 폭력도 썼다. 방과 후엔 PC방이나 노래방에서 시간을 보냈고, 툭하면 가출을 했다. 그는 "그때는 내가 좋아하는 간식이나 장난감을 사주지 못하는 아버지가 미웠다"며 "분풀이 삼아 친구들을 괴롭혔던 것 같다"고 말했다.
↑ [조선일보]복싱 49㎏급 세계 1위 신종훈은 잡념이 생길 때마다 자신이 졌던 경기 동영상을 보면서 마음을 다잡는다. 그렇게 각오를 다진 신종훈의 시선은 이제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24년 만의 올림픽 복싱 금메달을 향하고 있다. /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 [조선일보]
[2012올림픽, 내가 간다] < 5 > 일진 출신 복싱 국가대표 신종훈
방 두칸짜리 집서 여섯식구 생활, 장난감 못사주는 아버지 원망도
올림픽 24년 노골드 한 풀어줄 한국 권투의 희망으로 자라
한국 아마추어 복싱 선수 가운데 유일한 세계 랭킹 1위인 신종훈은 "국제무대에 꾸준히 참가하다 보니 1위를 차지한 것일 뿐이며, 그것만으로는 아직 부족하다"고 했다. 그 말 속엔 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한국 복싱의 열망이 담겨 있다.
한때 올림픽 효자 종목이던 한국 복싱은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금메달 두 개(박시헌·김광선)를 따낸 뒤론 금메달과 인연이 없었다.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부터 2008 베이징올림픽까지 은메달 1개, 동메달 5개를 거두는 데 그쳤다. 신종훈은 "결과보다는 더 열심히 하자는 생각을 먼저 한다"면서도 "런던올림픽에서만큼은 금메달을 꼭 따서 끊어진 한국 복싱의 금맥을 잇고 싶다"고 했다.
◇운동에서 탈출구 찾아
신종훈은 어렸을 적 넉넉하지 못한 집에서 자랐다. 구미의 방 두칸짜리 집에서 부모님, 누나, 여동생 둘과 살았다. 아버지는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하는 트럭을 몰았다. "간식이나 장난감을 못 사주는 아버지가 미웠죠. 운동선수가 되면 잘살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초등학교 6학년 때 축구선수가 되려고 했지만, 체격이 너무 작아 포기했다. 중학교에 들어가 아무런 목표도 없이 방황하다가 복싱에 입문하면서 삶이 달라졌다. 체육관에서 만난 김진호 관장의 도움도 컸다. 신종훈의 재능을 알아본 김 관장은 제자가 경북체육중학교로 전학 가도록 부모를 설득했다. 물을 만난 신종훈은 본격적으로 복싱에 힘을 쏟았다. 경북체고 1학년 때 전국체전 동메달을 따더니 이후 출전한 모든 고교 경기에서 이겼다. 빠른 발을 앞세워 치고 빠지는 아웃복싱으로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1988 서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김광선과 스타일이 비슷하다.
신종훈은 2008년 서울시청에 입단했다. 아버지가 하는 일을 직접 따라가서 본 것도 그 무렵이었다. 그동안 아버지를 원망했던 그는 "철없이 투정부렸던 게 죄송스러워 눈물이 났다"고 했다. 실업 무대에서도 최강자 자리를 지킨 신종훈은 일인자에 어울리는 대우를 받으면서 형편이 나아졌다. 얼마 전엔 가족들을 위해 구미에 109㎡짜리 아파트도 장만했다. 그는 "더 큰 집을 사고 싶었는데 부모님이 말려서 참았다"고 웃었다.
◇24년 '노골드' 한 푼다
신종훈은 2009년 세계선수권 동메달을 따며 세계적인 강자로 떠올랐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선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는데, 8강에서 탈락했다. 경기장에서 숙소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한 시간을 울었다. "마음가짐이 흐트러져 있었던 것 같아요. 2009년 세계선수권에서 동메달을 딴 뒤 온 세상이 모두 내 것인 것처럼 들떴던 것 같아요. 요즘도 언론의 관심을 받을 때면 그때를 되돌아봅니다."
좌절하지는 않았다. 신종훈은 이승배 국가대표 감독과 강도 높은 훈련을 시작했다. 달리기 훈련을 할 때도 글러브를 끼었고, 한계에 다다를 때까지 악을 쓰며 샌드백을 쳤다. 마음이 흐트러지려고 하면 자신이 패했던 경기의 동영상을 반복해서 봤다. 그 덕분에 2011 아시아복싱선수권 금메달, 2011 세계복싱선수권 은메달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신종훈이 런던올림픽 금메달을 따려면 작년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맞붙었다가 패한 저우쉬밍(중국)을 이겨야 한다. 이승배 감독은 "스텝이나 펀치력은 신종훈이 밀리지 않는다. 흥분하지 않고 노련하게 경기를 운영하는 능력만 키운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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